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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둘째출산&육아기록

36주 0일 제왕절개 출산후기/마취부작용(두통)/블러드패치 2회/조산아

by jh쀼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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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출산휴가때 그나마 시간이 좀 있을 것 같아 얼른 올려놓는 출산후기.
출산하기 3주전 출혈로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계속 질정을 넣고 약을 먹으며 1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출산당일

오전 10시에 질정을 넣다가 꽤 많은 양의 출혈을 발견했다. 어쩌피 다음날 산부인과 진료가 예약이 되어있어서 병원을 지금 당장 가야할지 그냥 내일 가야할지 고민했다. 불안하게 하루를 보내느니 그냥 병원을 다녀오자 싶어서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점심때쯤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첫째 점심에 소고기 볶아줄라고 냉동실에 있던 소고기도 꺼내놓고 갔었다..)
병원에 방문하여 출혈이 있어서 왔다하니 태동검사를 먼저 했다. 검사후 담당선생님께서 수술중이셔서 옆방선생님께서 초음파를 봐주셨는데 아이는 잘 있다고 하셨다. 그럼 왜 출혈이 있었을까요? 라고 물으니 소독해주신다고 환복 후 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출혈량을 보시더니 이슬이라기엔 너무 많다고 하시고 내진을 하시더니 2cm정도 열려있다고 하셨다. 그리곤 이정도 출혈량이면 오늘 낳아야겠다고 하셨다. 아이도 2.8kg이고 오늘 낳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당황하니 보호자와 연락후 입원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부터 물포함 아무것도 먹지말라고 하셨다. 이날 하필이면 부모님이 제주도 여행 가시는 날이어서 엄마한테 먼저 상황을 전달하고 첫째를 부탁한뒤 오빠한테도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출산가방도 싸놓지 않아서 입원수속을 밟으며 혹시 집에 다녀와도 되냐고 했더니 안된다고 하셨다. 준비물은 남편분이 챙겨오시라고. 그래서 그냥 병원에서 코로나검사하고 바로 입원실에 입원을 했다.
입원하자마자 옷 갈아입고 페인버스터 하시겠냐그래서 한다고하고 항생제 테스트하고(진짜아픔..) 주사연결하고 페성숙주사를 맞았다. 여기까지 정신없이 후다다닥 진행되었다.  주사를 맞으며 누워있으니 제모를 해주시고 수술끝나신 담당원장님이 오셔서 오늘 수술하자고 하셨다. 36주 조산이라 아이가 호흡이 빠를 수 있고 그럴경우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고 하셨다. 근데 괜찮을거라고 안심시켜주셨다. 오전 9시반에 우유랑 빵한조각을 먹어서 수술시간은 오후 4시반으로 잡혔다. 오빠가 퇴근하고 올때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주사맞고 있다가 3시반쯤 관장을 했다. 오래 참아야하는데 1분도 못참은듯. 4시 25분쯤 수술실로 이동했다. 수술전 몸무게를 재는데 65kg. 수술실로 이동하자마자 새우등을 하고 옆으로 누워 척추마취를 했는데 다리가 찌릿하고 아픈느낌이 들었다. 원래 따뜻한 물이 흐르는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난 좀 아팠다. 그리고 바로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취가 끝나자마자 바로 여러 사람이 후다닥 소독약을 바르고 소변줄을 꼽고 양팔을 벌리게하고 혈압을 재고 양옆에서 손을 잡아주셨다. 모든일이 빠르게 처리되는 느낌이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데 긴장해서 숨이 잘 안쉬어졌다.
무서움에 떨고 있었는데 담당원장님이 오시고 배를 쨋고 뭔가 쓱쓱, 싹둑싹둑 하는 느낌이 들더나 바로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신기하게 마음이 편해졌고 애기얼굴을 보여주셨다. 너무나 작은 아이를 보고 인사를 한뒤 바로 마취약을 넣어주셔서 잠이 들었다. 잠이 든 후 후처치를 하고 수술실에서 한시간 반 뒤에 회복실로 나왔고 한시간 뒤 회복실에서 남편과 같이 아이와 만났다. 간호사분께서 센스있게 세명이 함께있는 모습도 사진을 찍어주셨다. 첫째때는 유도분만 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지쳐서 깨어나서의 기억이 거의 없는데 수술만 하고 나오니 회복실에서도 의식이 꽤 또렷했다. 그래서 수술 후 자궁수축이 잘 되고 있나 눌러보시는 데 아파 죽는줄.. 그리고 수술하고 8시간동안 고개는 들지말라고 하셨다. 그렇게 누워있다가 입원실이 없어서 남편은 8시 반쯤 집에가고 회복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수술 1일째

8시쯤부터(수술 후 3시간 뒤) 마취가 풀리고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마취가 풀리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무통주사를 누르며 버티고 자려고 했는데 10분~15분 간격으로 자궁수축으로 배가 아파 잠을 자지 못했다. 이때 온몸을 비틀면서 좀 참아봤는데 이것때문에 마취 부작용이 생긴듯 하다. 새벽에 아이가 호흡이 좀 빠르다는 전화도 받았다. 걱정돼서 더 잠이 안왔다. 무통을 맞을 수 있는 15분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계속 무통주사를 눌렀으나 큰 효과는 없었고 5시 반까지 참다가 엉덩이진통주사를 하나 맞았다. 맞고나니 확좋아졌고 무통주사를 안 누르고도 살만해졌다. (진작 맞을걸.. 아프면 참지말고 바로 엉덩이 주사 맞기!) 이때부터 조금씩 잠을 자기 시작했고 물도 마시기 시작했다. 새벽에 모래주머니도 제거했고 아침에 오빠도 다시 병원에 왔다. 11시 반에 신생아실에서 오빠혼자 아이를 만나고 왔고 나는 사진으로 봤다. 12시쯤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봤는데 두통이 느껴졌다. 그래도 참을만해서 입는 생리대를 착용하고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옮겼다.
병실에 가니 미음이 나와있었고 첫 식사로 미음을 먹었다. 밥먹고 누워있다가 오후 2시쯤 소변줄을 제거해주셨다. 이때 두통이 있다고 얘기하니 앉고 설때만 두통이 있는거면 마취때문일 수 있다. 너무 심하면 시술이 가능하다. 일단 물 많이 마시고 지켜보자 하셨다.
7시 신생아 면회시간에 아기보러가려고 6시에 일어나보니 수술부위가 찢어질듯 아팠다. 엉덩이주사를 요청해서 맞고나니 움직일만해서 아기를 보고 왔고 운동도 좀 했다. 이때 방구도 나왔다. 밤12시에 무통이랑 주사바늘도 제거해주셔서 편히 잘 수 있었다. 첫째때는 무통 눌러 맞는건지도 몰라서 거의 못맞고 버렸는데 이번엔 아주 알뜰하게 다 맞았다.

수술 2일째

아침점심저녁 먹는약으로 바뀌었다. 아침먹으러 일어나는데 머리가 아팠다. 타이레놀과 항생제를 밥먹고 먹었다. 약먹으니 두통은 조금 괜찮아진 느낌이었다.
오전 11시반에 병원에 내려가서 초음파를 보고 수술부위 소독을 하고 페인버스터를 제거했다. 입원실로 올라오기전에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고 올라와서 조금있다가 수유콜을 받았다.
수유실가서 처음으로 안아보는 내새끼. 기특하게도 젖은 잘 빨았는데 역시나 많이 빨지 못하고 금방 잠이들었다. 잠든 모습을 지켜보다가 방으로 올라와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샴푸실에서 머리를 감았다. 오후에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수유콜을 한번 더 갔는데 이때 두통이 너무 심했다. 수유하기 힘들정도로. 저녁을 먹고는 이제 움직일 수 조차 없이 두통이 심했다. 일어나서 걷지를 못했고 두통때문에 수술부위 통증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나아지지 않는 두통에 마취과 원장님과 얘기 후 시술을 결정했다.
오후 8시쯤 수술실에 들어가서 수술할 때처럼 새우등하고 팔에서 피를 뽑아 등에 넣었다. 시술 후 바로 두통이 좋아졌다.

수술 3일째

새벽4시쯤 유축하러 깼는데 배가아파서 엉덩이주사를 맞았다. 이날 오전에 아이 황달이 심해서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가야한다는 연락을 받고 남편이 대학병원에 아이를 입원시키고 왔다. 아침까지는 두통이 없었으나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다시 두통이 시작됐다. 아예 못 움직일정도는 아니였지만 앉았을 때 머리가 아프고 목과 어깨가 뻐근하게 아팠다. 저녁먹는 내내 머리가 너무 아팠고 저녁먹고 엉덩이주사를 한대 더 맞았다. 시간이 지나니 두통이 괜찮아져서 월드컵도 봤다.

수술 4일째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전히 머리가 아팠다. 간호사선생님께 말씀드리니 바로 수술실로 내려가보라고 하셨고 휠체어타고 내려가니 바로 수술실가서 시술을 했다. 의사쌤과 상담하는 줄 알았는데..; 방식은 첫번째와 같고 15분쯤 누워있다가 일어나니 멀쩡해졌다. 오후 4시 첫째때 변비가 너무 심해서 힘들었어서 변비약을 요청했다. 공복에 먹는 게 효과가 좋다고 하셨고 물 2잔과 함께 마시라고 했다. 변비약을 먹지않았는데 크게 힘들지 않게 대변을 보았다. 아마 첫째때는 철분이 부족해서 주사로 철분제를 맞아서 그랬나보다. 오후엔 퇴원교육도 받았다. 시술을 받고나서는 계속 두통이 없었다. 일요일인 내일 퇴원하기 위해 미리 남편이 가정산을 했다.

수술 5일째

아침약과 함께 퇴원약을 받았다. 오전 회진시간에 의사쌤이 실밥을 뽑아주셨다. 바로 방 정리하고 옷갈아입고 산후검진예약하고 퇴원!


수술 후 한달

퇴원하고 집에와서 2~3일정도는 좀 더 두통이 있었고 그 이후에 말끔히 사라졌다. 퇴원 후 일주일 정도는 5분이상 서있으면 복통때문에 오래 서있지를 못했다. 심지어 샤워할 때도 중간에 앉아서 했다. 서있는게 너무 힘들어서 복대를 급하게 쿠팡으로 주문해서 하고있으니 조금 서 있을 만 했고 일주일정도 시간이 지나니 오래 서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소변이 마려운 것을 거의 못느꼈었는데 점점 나아지더니 지금은 완전 멀쩡해졌다. 한달이 지난 지금 두통도 없고 수술부위 통증도 없다. 마취 부작용으로 두통에 시달릴때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들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블러드 패치도 할까말까 고민하지말고 바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두통이 너무 괴로웠는데 시술 받고나면 마법처럼 괜찮아진다. 두번이나 받은 케이스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두번 받아 괜찮아진 나같은 사람도 있다.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중에 줘야지 하고 열심히 모축했던 모유. 일주일정도 아주 노란 초유가 나오고 색이 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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